詩 作

새가 된 나뭇잎

湖月, 2016. 11. 26. 17:58



새가 된 나뭇잎  / 안행덕 

 

 

나무와 나무 사이를

가볍게 나는 새를 부러워하다

새가 된 나뭇잎

저무는 노을빛 따라

붉어진 가슴으로 운다


나무와의 別離(별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물빛 그리움 찾아

간절한 잎새의 울음은

꿈꾸는 날갯짓으로 야위어간다 


날아보라 날아보라 부추기는 바람 따라

가을 털고 새처럼 날아

젖은 땅으로 떨어진 나뭇잎

잠 못 들고 뒤척인다


슬픔으로 눅눅해진 날개

돌아누워도 굴러 봐도

새가 될 수 없다는 서러움

그래도 다시 퍼덕여보는

저 가여운 날갯짓

 


시집『숲과 바람과 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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