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소록도

湖月, 2017. 5. 3. 20:17



소록도 / 안행덕

 

 

바다와 섬의 경계는

밀려오는 미망으로 서성이며

서러운 탄식이 갇힌 곳

한 마리 작은 사슴인양

순하게 누워있는 땅


슬픔마저 사치스런 문둥이들의

죽음보다 기막힌 상처가 매달려 있는 곳

그네들 얼룩진 기막힌 소망이 탄식으로

내 귓전에 와 닫는다.

수탄장 감금실. 단종 대

거기 말라붙은 눈물이 아직도 아프다 

 

가는 곳마다 혈흔 같은 비릿한 흔적

문득 내비쳐진 그들만의 처절한 외로움

누가 말했나? 천형天刑이라고,


지난날 한숨과 애환을

무심한듯 끌고 가는 저 구름 

사이 사이로 푸른 하늘이 길을 연다

오래전부터 드나들던 햇살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노을이 되어

절룩이며 서산마루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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