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 안행덕
바다와 섬의 경계는
밀려오는 미망으로 서성이며
서러운 탄식이 갇힌 곳
한 마리 작은 사슴인양
순하게 누워있는 땅
슬픔마저 사치스런 문둥이들의
죽음보다 기막힌 상처가 매달려 있는 곳
그네들 얼룩진 기막힌 소망이 탄식으로
내 귓전에 와 닫는다.
수탄장 감금실. 단종 대
거기 말라붙은 눈물이 아직도 아프다
가는 곳마다 혈흔 같은 비릿한 흔적
문득 내비쳐진 그들만의 처절한 외로움
누가 말했나? 천형天刑이라고,
지난날 한숨과 애환을
무심한듯 끌고 가는 저 구름
사이 사이로 푸른 하늘이 길을 연다
오래전부터 드나들던 햇살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노을이 되어
절룩이며 서산마루 넘어가고 있다
'詩의香氣'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곰취의 사랑/ 윤명후 (0) | 2017.05.18 |
---|---|
지용 신인 문학상 (0) | 2017.05.18 |
[스크랩] 갈대 / 신경림 (0) | 2017.04.25 |
물음의 행방 / 오성일 (0) | 2017.04.15 |
벚꽃의 아우성 (0) | 2017.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