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 2
湖月 안행덕
찜질방 벽에 가지런히 누어 꿈을 꾸고 있다
멀리서 들리는 메아리
한때는 푸름의 원천이었다
종다리 간지러운 노래로
가슴 부푼 날
그때는 까만 숯덩이 생각 못했고
천둥과 번개 가슴에 묻고
천도의 불 속에서 가부좌로 견디어낸 부처다
검은 몸속에는 푸른빛이 살아있어
어제의 정기를 잃지 않고
한쪽 귀퉁이에 다소곳이 면벽하고서
자비로운 미소로 흩어진 여체를 본다
보이지 않는 푸름이 무성하다
살아생전 푸름이 뚝뚝 떨어지든 내 어머니
뜨거운 눈물 식기도전에
숯처럼 까만 가슴을 안고 바람처럼 가시더니
죽어서도 푸른빛이 살아있어 저승의 창을 열고
아직도 철없는 나를 훈계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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