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쑥 같은 그녀

湖月, 2007. 2. 10. 21:06

 

 

 

 

쑥 같은 그녀

                                            安幸德




아지랑이 춤추던 자리에

봄볕이 기웃거릴 때

잔설 비집고 아무 데서나

쑥쑥 나오는 저 쑥 좀 봐.

가녀리고 보드라운 저 몸집 어디에

혹한을 참아내는 깡 단을 숨겨두었을꼬

서럽고 차가운 냉대 온몸으로 견디고

아무 데서나 히죽 웃는 서산댁은

아마도 전생이 쑥 이였나 봐

하얀 앞치마에 탁배기 세례를 받아도

뽀얀 얼굴이 멍 들어 푸르뎅뎅한 쑥색이 되어도

아롱아롱 걸어 들어올 자식을 기다리며

쑥 범벅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여자

은은하고 쌉싸름한 쑥 차 같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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