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作

아버지의 회중시계

湖月, 2006. 6. 20. 22:30
 

 

       아버지의 회중시계

 

                안행덕

 

할키고 설키어 골 깊어진 세월
짙 푸른 잔솔가지 둥지 속에
웅크린 처량한 인생

하늘에 구름은 한가로운데
산중턱의 바위는 침묵을 이고
할아버지 석돌가지 나무지게에
숨겨진 도시락

 

총칼이 부딪치는소리
어지러운 포화 속
핏빛 같은 깃발 흔들며
무서리 같은 대창에 꼬치는
진홍빛 피를 뿌리고

 

생사여탈 혼미할때
무엇이 그리 많고 적음인지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는 세월 속에
옛날을 그리워하는 회중시계하나

 

쭈그린 시신 같은 몸뚱이
개미 진득이 제 놀이터인 양 헤집고 다닐 때
재깍 재깍 친구 되어 놀아 주던

그 옛날 그 순간 다시 오지 않기를
세월 때라 변하는 역사의 진실을
회중시계는 알고있다.

2004.9.24

 

멀리있는것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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