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송정
아침 산책 길 안행덕
초겨울 물속에 잉어 떼의 숨구멍이
퍼 올리는 G선상의 아리아
산자락 아래로 파란 꿈 되어 피어날 때
저수지 물살이 조용히 꼼지락거리면서
하얀 물안개를 피운다.
어미젖이 부족한 청설모는 선잠 속에서
까칠한 발바닥을 핥는다
엎드려 단잠을 즐기던 육중한 산들이
발밑의 부산함에 슬쩍 실눈을 뜨고
이슬 젖은 풀잎을 꼭 끌어안는다.
새벽바람은 못 본 체
능청스런 미소를 짓고
한줌 햇살
늙은 소나무에 얹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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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