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을 간이역
작은 간이역에 추억 같은 긴 그림자로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며
두 줄의 긴 선로 변에서 서성이는 여자
기차는 기적을 울리며 산모퉁이를 돌고
기적이 울릴 때마다 가슴의 두근거림을
저 살살이 꽃이 살랑살랑 흔들림으로 말하네
바다가 보이는 작은 마을
당신이 도착할 레일 따라 열차는 정시에
멈춰 서지만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다
텅 빈 대기실을 기웃거리는 코스모스
그리움으로 길어진 목이 안쓰럽다
날은 저물고 그리웠던 날들을 회상하듯
달빛만 내려와 빈 벤치를 지키고
갈 곳 잃은 가랑잎만 서성이는 가을 간이 역
시집 - 꿈꾸는 의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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