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인연 / 복효근

湖月, 2018. 11. 5. 15:09




인연 / 복효근

 

      

저 강이 흘러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다면

생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텐데

바다로 흘러간다고도 하고 하늘로 간다고도 하지만

시방 듣는 이 물소리는 무엇인가

흘러간다면

저기 아직 먹이 잡는 새들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 것인가

은빛 배를 뒤채는 저 물고기들은

또 어디로 흘러간 물의 노래인가

공이라 부를 건가

색이라 부를 건가

물은 거기 서서 가지 않고 흐르는데

내 마음속으로도 흐르는데

저 나무와 새와 나와는 또 어디에 흘러있는 것인가

 

 

시집[새에 대한 반성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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