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호수 / 곽재구

湖月, 2018. 11. 16. 20:44


호수      곽재구

 

그 화가는 오오사까에서 왔다고 한다

밤의 호수 길을 그가 걸어갈 때면

반딧불이 몇마리가 길을 밝혀주는 것을 보았다

먼 옛날 그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반딧불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하는 동안

내 앞길에도 반딧불이 두마리가 춤을 추며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먼먼 옛날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 또한

이곳 호숫가에서 뜨내기 반딧불이를 만나

밤새 사랑을 나웠을지도 모른다

 

 -곽재구 시집 <와온 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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