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곽재구
그 화가는 오오사까에서 왔다고 한다
밤의 호수 길을 그가 걸어갈 때면
반딧불이 몇마리가 길을 밝혀주는 것을 보았다
먼 옛날 그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반딧불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하는 동안
내 앞길에도 반딧불이 두마리가 춤을 추며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먼먼 옛날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 또한
이곳 호숫가에서 뜨내기 반딧불이를 만나
밤새 사랑을 나웠을지도 모른다
-곽재구 시집 <와온 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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