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장미의 변신

湖月, 2018. 10. 13. 14:03




장미의 변신

- 드라이플라워



플라워 디자이너 가위는 인정머리가 없네

고운 장미의 미소는 아랑곳없이

사정없이 팔다리 숭덩숭덩 자르고

파랗게 질린 장미 파르르 떨면

눈물 같은 이슬이 후드득 떨어지고

핏기 잃은 줄기마다 덩컹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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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끝에 거꾸로 매달린 채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장미

고운 꽃잎 입술만 탐하는 듯

바람은 농담처럼 꽃잎을 흔들고 있네

황홀한 꽃향기 잃어버리고 수척해진 마른 꽃잎

장미의 변신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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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함을 대신한 완숙한 여인 같은 말린 장미가

우아한 색상의 입술로 바스락거리면

바람은 그대 발길 따라 변천사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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