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세월 탓이야

湖月, 2018. 10. 13. 14:01



세월 탓이야




창백해진 내 영혼은 유토피아를 그리워한다

언제부터였나 비릿한 혈흔조차 숨기고

세월은 나를 조금씩 베어 먹고

나도 모르게 점점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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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속절없이 여위어 가도

쟁쟁 우는 칼날이 비수가 되어

내 안에 사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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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그대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푸시킨 시어를 꼭꼭 씹으며

그래그래 세월 탓이 아니야

내 안에 내가 위로하듯 속삭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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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홑씨처럼 떠날 채비로

하얗게 밤을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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