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탓이야
창백해진 내 영혼은 유토피아를 그리워한다
언제부터였나 비릿한 혈흔조차 숨기고
세월은 나를 조금씩 베어 먹고
나도 모르게 점점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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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속절없이 여위어 가도
쟁쟁 우는 칼날이 비수가 되어
내 안에 사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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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그대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푸시킨 시어를 꼭꼭 씹으며
그래그래 세월 탓이 아니야
내 안에 내가 위로하듯 속삭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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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홑씨처럼 떠날 채비로
하얗게 밤을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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