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잔의 자유(詩集)

처음부터 맨발

湖月, 2018. 10. 13. 20:28



처음부터 맨발



처음부터 조개는 맨발이었다

패갑 하나 쥐여 주고 떠난 어미는

어느 시들은 펄밭을 헤매는지

파도에 할퀴고 천적에 오금 저리며

앙다물고 버티다 찔끔찔끔 흘리는

조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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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보다 기막힌 서러운 젖은 발

따스한 기억을 더듬으며 탐색하듯

개펄을 건너고 있다

생각난 듯 징검징검 걸어온 바람은

상처 난 맨발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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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 먹은 도회의 뻘밭에 맨발인 나

패갑같은 오욕 내려놓지 못하고

오늘도 가련한 욕심 끌어안고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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