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바람과 詩(詩集)

폐(廢)타이어

湖月, 2012. 3. 4. 17:05

폐(廢)타이어  /안행덕



작은 통통배 옆구리에 매달려

출렁이는 짠물에 발을 담근 채

눈을 감고 한가로운 자맥질로

흰 물거품을 만든다

무서운 속력이 빠져나간

텅 빈 골목 같은 가슴으로

간지럼 태우는 치어떼들

반짝이며 춤추듯 미끄러진다


놀라워라

가볍고 산드러지게 짜릿함

누군가를 해치지 않고

보호해 줄 수 있다는 것

조그만 통통배 뱃전에 동그랗게 매달려

백차의 요란한 경고음 사라진지 오래인

지금

온몸으로 작은 목선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