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푸른 신발 / 안도현

湖月, 2009. 6. 25. 03:07

 

푸른 신발 / 안도현

 

 


푸른 신발 하나
강가의 모래톱에 버려져있다
모래톱은 아직 물 자국을 버리지 않고
울먹울먹 껴안고 있다

주인이 신발을 벗어 멀리 내던졌는가
신발이 주인을 버렸는가
강물은 왜 신발을 여기에다 내려놓았는가

가까이 가서보니 신발 안에
푸른 물이 그득하게 고여 있다
이 질척거리는 것 때문에 신발은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