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라일보 신춘문예 詩 당선작 / 오래된 신발 / 고창남 2015 한라일보 신춘문예 詩 당선작 / 오래된 신발 / 고창남 오래된 신발 고창남 인도에는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드르르륵, 문이 열리면 떠올랐다 가라앉은 먼지들과 가볍게 부풀어 올랐을 세상의 호들갑이 풀어진 끈을 갈고리처럼 엮어 꽉 조여 맨다. 만년설처럼 쌓여만 가는 아득한 먼.. 신춘문예 2015.01.02
2015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분홍잠/ 김겨리 2015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분홍잠 김겨리 고수레로 남겨 둔 홍시의 밀린 잠이 붉은 저녁이다 마당을 쓸던 노인이 허리를 굽히자 짧은 옷단 아래로 살짝 드러나는 등골, 그 깊은 계곡까지 노을이 들었다 무너지는 한쪽 벽에 봉창 달빛을 빚어 얽는 거미가 바람이 들지 않도록 거미.. 신춘문예 2015.01.02
2015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걸어가는 나무 /정지윤 2015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 정지윤 ​ 그들의 발소리는 너무 조용하여 먼 훗날 겨우 발견될 뿐, 아르볼 께 까미나(arbol que camina) 태양을 찾아가는 나무의 뿌리는 아마존의 고대 지도를 기억한다 끝과 시작이 맞닿은 유랑 기억을 더듬는 긴 촉수의 뿌리들은 수십 개월 .. 신춘문예 2015.01.02
2015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야령 또는 우리의 王 2015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아령 또는 우리의 王 김분홍 이것은 두 짝, 권력에 관한 보고서이다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는 당신은 스킨십을 좋아해 자르려는 자와 붙어 있으려는 자의 대립으로 각을 세우고 같은 말을 쫑알대는 손가락에 권력이 붙는다 살을 섞으며, 당신을 사랑.. 신춘문예 2015.01.02
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시 당선작 / 비커의 샤머니즘 /김민율 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시 당선작 ​ 비커의 샤머니즘 김민율 굴러다니는 돌 하나 주워 주머니에 넣고 숭배한다 소원을 돌에게 말하고 우물에 던진다 ​ 대낮의 우물은 하늘을 번제하는 제단 저녁의 우물은 마력이 기거하는 당집 ​ 아이를 바쳤다는 소문에 이끼가 끼어 있다 물.. 신춘문예 2015.01.02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갈매새, 번지 점프를 하다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박복영 아찔한 둥지난간에 올라 선 아직 어린 갈매새는 주저하지않았다. 굉음처럼 절벽에 부딪쳐 일어서는 파도의 울부짖음을 두어번의 날갯짓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어미가 날아간 허공을 응시하며 뛰어내린 순간, 쏴아, 날갯.. 신춘문예 2015.01.02
201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역을 놓치다 / 이해원 201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역을 놓치다 / 이해원 실꾸리처럼 풀려버린 퇴근 길 오늘도 졸다가 역을 놓친 아빠는 목동역에서 얼마나 멀리 지나가며 헐거운 하루를 꾸벅꾸벅 박음질하고 있을까 된장찌개 두부가 한껏 부풀었다가 주저앉은 시간 텔레비전은 뉴스로 하루를 .. 신춘문예 2012.01.02
201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당선작 / 풍경 재봉사 / 김민철 201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풍경 재봉사 / 김민철 수련 꽃잎을 꿰매는 이것은 별이 움트는 소리만큼 아름답다 공기의 현을 뜯는 이것은 금세 녹아내리는 봄눈 혹은 물푸레나무 뿌리의 날숨을 타고 오는 하얀 달일까 오늘도 공기가 휘어질 듯하게 풍경을 박음질하는 장마.. 신춘문예 2012.01.02
201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 물푸레 동면기 / 이여원(李如苑) 201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물푸레 동면기 / 이여원(李如苑) 물푸레나무 찰랑거리듯 비스듬히 서 있다 양손에 실타래를 감고 다시 물소리로 풀고 있다 얼음 언 물에 들어 겨울을 나는 물푸레 생각에 잠긴 척 바위 밑 씨앗들이 졸졸 여물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다 얼룩무늬 수.. 신춘문예 2012.01.02
[스크랩] 201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할머니의 눈썹 문신 / 강은진 문득, 썩지 않는 것이 있다 74세 이만호 할머니의 짓무른 등이 늦여름 바람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중에도 푸르스름한 눈썹은 가지런히 웃는다 그녀가 맹렬했을 때 유행했던 딥블루씨 컬러 변색 없이 이상적으로 꺾인 저 각도는 견고하다.. 신춘문예 2011.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