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춘문예 ㅡ 한국일보시부문 당선작 [2009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무럭무럭 구덩이 / 이우성 이곳은 내가 파 놓은 구덩이입니다 너 또 방 안에 무슨 짓이니 저녁밥을 먹다 말고 엄마가 꾸짖으러 옵니다 구덩이에 발이 걸려 넘어집니다 숟가락이 구덩이 옆에 꽂힙니다. 잘 뒤집으면 모자가 되겠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온 형이 내가 한 .. 신춘문예 2009.01.01
2009년 신춘 문예 ㅡ 국제신문 시부문 당선작 [200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 도미솔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끝별 명왕성은 난쟁이행성 134340번이란 우주실업자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 남편은 지구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져 갔다 명왕성은 남편의 별 .. 신춘문예 2009.01.01
2009년 신춘문예 ㅡ 조선일보 시 부문 당선작 [2009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분 당선작] 오늘은 달이 다 닳고 / 민구 나무 그늘에도 뼈가 있다 그늘에 셀 수 없이 많은 구멍이 나있다 바람만 불어도 쉽게 벌어지는 구멍을 피해 앉아본다 수족이 시린 저 앞산 느티나무의 머리를 감기는 건 오랫동안 곤줄박이의 몫이었다 곤줄박이는 나무의 가는 모근.. 신춘문예 2009.01.01
2009년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2009.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인삼반가사유상 / 배우식 1 까만 어둠 헤집고 올라오는 꽃대 하나 인삼 꽃 피어나는 말간 소리 들린다. 그 끝을 무심히 따라가면 투명 창이 보인다. 2 한 사내가 꽃대 하나 밀어 올려 보낸 뒤 땅속에서 환하게 반가부좌 가만 튼다. 창문 안 들여다보는 내 눈에도 삼.. 신춘문예 2009.01.01
2009신춘문예 ㅡ 불교신문 시 당선작 2009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가게 세 줍니다 / 유금옥 나뭇가지에 빈 가게 하나 있었어요. 참새 두 마리가 날아와 화원을 차렸죠. (햇살 꽃방) 정말 그날부터 햇빛들이 자전거 페달을 쌩쌩 밟았다니까요. 가게에 봄이 한창일 때는 산들바람도 아르바이트를 했죠. 사랑에 빠진 벌 나비가 주 고객 이.. 신춘문예 2009.01.01
신춘문예당선작 ㅡ 1986년 한국일보 시부문 연장論 최영철 우리가 잠시라도 두드리지 않으면 불안한 그대들의 모서리와 모서리는 삐걱거리며 어긋난다 우리가 세상 어딘가에 녹슬고 있을 때 분분한 의견으로 그대들은 갈라서고 벌어진 틈새로 굳은 만남은 빠져나간다 우리가 잠시라도 깨어있지 않으면 그 누가 일어나 두드릴 것인가 무시로 상.. 신춘문예 2008.12.12
10회 수주 문학상 수상작 10회 수주문학상 수상작 [대상] 새는, 이향미 낡고 어두운 그림자를 제 발목에 묶고 생의 안쪽으로 타박타박 걸어들었을 테지 비에 젖은 발목을 끌며 어린 날개를 무겁게 무겁게 퍼덕였을 테지, 가느다란 목덜미를 돌아 흐르는 제 절박한 울음소리를 자꾸자꾸 밀어냈을 테지 여물지 못한 발톱을 내려다.. 신춘문예 2008.09.10
2007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경향신문) *심사평 한편의 시의 탄생은 한 생명의 탄생 만큼 눈부신 일이다. 수많은 독자의 기대를 받으며 신춘 정월 초하루에 태어난 시는 분명 축복받은 시임에 틀림없다. 금년도에도 그런 시가 태어났다. 당선작으로 뽑힌 신미나의 ‘부레옥잠’은 부유성 수초인 ‘부레옥잠’이라는 작은 사물을 섬세하게 .. 신춘문예 2007.01.06
천원역 2006년 진주신문 가을문예 당선작 천원역 / 이애경 호남선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천원역*과 만나네 노령역 지나 송정리역 다음 나주역에서 내려야 하지만 나는 천원역에서 슬쩍 내리고 싶네 천 원짜리 지폐는 애들도 시큰둥 한다는데 차창 밖 들녘은 천 원이면 뭐든 살 수 있다고 나풀나풀 유혹하고 뻥.. 신춘문예 2006.12.20
제12회 지용 문학상 당선작 [제 12회 지용 문학상 당선작] 우리집에 왜 왔니/이시하 어둠을 파고 시궁쥐 눈깔 같은 봉숭아 씨앗을 심을래요 모르는 집 창문에 애절히 피워나 모르는 그들을 울게 할래요 봉숭앗빛 뺨을 가진 어린 손톱에 고운 핏물을 묻힐래요. 우리 집에 왜왔니 왜왔니 왜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서둘.. 신춘문예 200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