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낭송 문학 / 시가람

湖月, 2014. 12. 13. 13:30

 

 

 

 

연리지連理枝 / 안행덕

 

 

말없이 돌아누워 잠 못 드는 늙은 부부

등을 마주 댄 채 궁리 중이다

낮에 토닥거림, 마음에 걸려 뒤척인다

나란히 누워도 등 돌린 사이

부대낀 세월, 오십 년이 파노라마로

두런두런 지나가고 있다

 

 

청실홍실 엮으며 청사초롱 불 밝히는 날

뿌리는 달라도 이제는 하나라고 약속했는데

사는 동안 수없이 마음은 갈라섰다가도

둘 사이 이어진 잔가지를 바라보며 살았지

 

 

뿌리는 달라도 하나로 통하는 우리라고

심사를 달래는 동안

나무 등걸처럼 거칠어진 주름 사이로

젖은 숨소리 들린다

아직 우리는 살아있구려

슬며시 맞잡은 손과 손

강물처럼 흐르는 정이 상처를 꿰맨다

 

 

 

 

江(강) / 안행덕

 



강의 나이를 아시나요.
긴 세월 쉼 없이 깎이고도 참
편안히 흐릅디다그려
모난 돌에 할퀴고 벼랑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들어도
그 아픔 참을 수 없어
몸을 뒤틀며

그래도 가야 하는 길
잊혀갈 세월 서러워
잘게 부서지는 푸른 신음
글썽이는 눈망울에 젖은 울먹임
오늘도 햇볕에 그을려 눈부시다
참을 수 없는 아픔을 안고도
물비늘로 반짝이며 처연히 흐르는 강
그, 속 깊은 가슴이 되고 싶다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비워 내고 싶다
무심히 흐르는 세월
속 깊은 저 강물의 나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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