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은 지는데 / 안행덕
밤새 내린 춘설에
꽃 멀미난 봄바람
비틀거리며 추근거려도
흰 목선을 드러내시고
곱게도 웃으시네
무채색으로 사라진
어제의 청청한 어머니
백목련으로
거기, 서 계시네
무명저고리 흰 옷고름
남몰래 젖은 눈물 찍어내시더니
백목련으로 다시 피어나
은장도로 고운 꽃잎 베어내고 계신다
어머니 발자국 같은 낙화(落花)
목련꽃은 지는데
먼 하늘 그곳
그 자리에 젖은 눈망울
어쩌자고 돌아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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