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바람과 詩(詩集)

목련꽃은 지는데

湖月, 2012. 3. 5. 20:23

목련꽃은 지는데 / 안행덕

밤새 내린 춘설에

꽃 멀미난 봄바람

비틀거리며 추근거려도

흰 목선을 드러내시고

곱게도 웃으시네

무채색으로 사라진

어제의 청청한 어머니

백목련으로 

거기, 서 계시네

무명저고리 흰 옷고름

남몰래 젖은 눈물 찍어내시더니

백목련으로 다시 피어나

은장도로 고운 꽃잎 베어내고 계신다

어머니 발자국 같은 낙화(落花)

목련꽃은 지는데

먼 하늘 그곳

그 자리에 젖은 눈망울

어쩌자고 돌아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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