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 / 호월 안행덕
그리움도 병이런가
남 다 자는 한밤에
잠 못 들고 너를 기다린다
연초록 치맛자락
강변에
살랑거리면 버들잎 눈 뜨겠지
그 꽃나무 자라서
바람에 꽃잎 날리면
그대는 떠나가고
내 병이 또 도질까
한밤에
가슴 앓이로 잠 못 들고 봄을 그린다
민들레 / 호월 안행덕
도시의 삭막한 보도 불록에서
한 줌의 흙을 그리워하는 너~
행인의 발끝엔 눈이 없는 줄 알지만
그래도 야속해서 서럽게 우네
외로운 섬 같은 그리움에
집시처럼 떠나 보려 하네
가벼운 홀씨 되어
바람 따라 하늘을 날다 보면
꿈에 그리던
포근한 보금자리 만날지도 몰라
밤새 떠날 차비로 하얗게 부풀어
자꾸만 봄꿈을 꾸고 있구나
봄빛 / 호월 안행덕
그대 ~
연둣빛으로 오실 줄 몰랐네
가지마다 살얼음, 눈바람 때문인가
겨우내
잠들지 않고 간절하게 기다렸지
이미
하늘에서 내려준 인연인 걸 알지만
야박한 눈(雪) 때문에 속아 살았지
그리움
겹겹이 쌓인 연둣빛이 봄을 알리네
시조집 『노을빛 속으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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