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봄 마중

湖月, 2025. 4. 2. 13:44

 

봄을 기다리는 마음 / 호월 안행덕

그리움도 병이런가

남 다 자는 한밤에

잠 못 들고 너를 기다린다

연초록 치맛자락

강변에

살랑거리면 버들잎 눈 뜨겠지

그 꽃나무 자라서

바람에 꽃잎 날리면

그대는 떠나가고

내 병이 또 도질까

한밤에

가슴 앓이로 잠 못 들고 봄을 그린다

민들레 / 호월 안행덕

도시의 삭막한 보도 불록에서

한 줌의 흙을 그리워하는 너~

행인의 발끝엔 눈이 없는 줄 알지만

그래도 야속해서 서럽게 우네

외로운 섬 같은 그리움에

집시처럼 떠나 보려 하네

가벼운 홀씨 되어

바람 따라 하늘을 날다 보면

꿈에 그리던

포근한 보금자리 만날지도 몰라

밤새 떠날 차비로 하얗게 부풀어

자꾸만 봄꿈을 꾸고 있구나

봄빛 / 호월 안행덕

그대 ~

연둣빛으로 오실 줄 몰랐네

가지마다 살얼음, 눈바람 때문인가

겨우내

잠들지 않고 간절하게 기다렸지

이미

하늘에서 내려준 인연인 걸 알지만

야박한 눈(雪) 때문에 속아 살았지

그리움

겹겹이 쌓인 연둣빛이 봄을 알리네

시조집 『노을빛 속으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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