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유월이 오면

湖月, 2020. 6. 6. 14:24


유월이 오면 / 안행덕



온 산야가 초록으로 물들고
아카시아 향 가슴으로 묻어날 때
이 강산 천지를 뒤흔들던
그 함성이 들린다.
그 포탄의 불빛이 보인다.
그 처절한 울부짖음이 고막을 흔든다.
내 조국 내 강토를 사수하겠다고
사랑하는 처자를 버리고 조국을 택해야 했던
그 처절한 아픔을 너는 아는가.

너는 조국을 위해 땀 한 방울 흘려보았는가.
너는 조국을 위해 눈물 한 방울 흘려보았는가.
너는 조국을 위해 가신님의 발자국을 본 일 있는가.

그러고도 나라를 위해 일한다고
민중을 위해 일한다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한다고
가신님들에게 말할 수 있는가.

산과 들은 임들의 흘린 피를 보았다.
그 임들의 처절한 모습을 보았다
유월에 힘차게 피어나는 푸른 잎은
붉은 피
대지 위에 뿌리고 가신님의 넋이다
그래서 유월이 오면 온 산야가 초록으로 물든다.



오늘은 현충일이다
그냥 공휴일로 착각하고
나들이에 신나는 님들은 없겠지..........!!



시집 『꿈꾸는 의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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