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죽방멸치

湖月, 2020. 8. 26. 12:20

죽방멸치 / 안행덕

 

 

 

지족 항에 봄이 익어갈 지음

 

어부는 설렌다

 

부채꼴 죽방림에 밀려올 봄 손님

 

푸른 바다의 속살처럼

 

하얀 두루마리 풀리듯

 

인조 한 필 풀어 길을 내시고

 

난류를 타고 온다. 유속 따라 온다

 

춤추듯 흔들리며 들어온 손님

 

사뿐히 뜰채로 모시고

 

멸막을 다녀오신 손님

 

먼 길 오시느라 고단한지

 

채반 침상에 누웠다

 

상처하나 없이 빛나는 자태

 

은백색 몸체가 도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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