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방멸치 / 안행덕
지족 항에 봄이 익어갈 지음
어부는 설렌다
부채꼴 죽방림에 밀려올 봄 손님
푸른 바다의 속살처럼
하얀 두루마리 풀리듯
인조 한 필 풀어 길을 내시고
난류를 타고 온다. 유속 따라 온다
춤추듯 흔들리며 들어온 손님
사뿐히 뜰채로 모시고
멸막을 다녀오신 손님
먼 길 오시느라 고단한지
채반 침상에 누웠다
상처하나 없이 빛나는 자태
은백색 몸체가 도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