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해운대 해월정

湖月, 2020. 9. 19. 21:06

 

 

해월정(海月亭)/ 湖月안행덕

 

 

 

외로움에 가슴 먹먹해지면 달빛 따라

해운대 해월정에 올라가 보라

팔각정 난간에 서면, 탁 트인 바다가 보이고

솔 향 가득한 숲과 청청한 바다는 이야기꽃으로

세월 가는 줄 모르더라

 

세상 풍파에 낡아빠진 정자 난간은

삐거덕거리며 오래전 상처 끄집어내어

누구에게나 꼼꼼히 읽어보라 내어준다

그럴 때마다

바다를 끌고 온 해풍, 내게 말을 건다

내 가슴 파도처럼 출렁거려도

바람의 말과 바다의 말 다 알아듣지 못한다

 

해와 달이 놀던 자리 해월정은 윤이 나고

바람이 앉았다 간 자리 허전하다

오늘도 청풍은 끝없는 바다의 비릿함을 끌고 와

바다이야기를 적어 팔각정 난간 달빛에

내어 건다

 

 

 

시집 『바람의 그림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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