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꽂이 지네 벚꽃이 지네 / 안행덕 꽃구름 속에서 꽃잎은 한 마리 나비가 되어 裸 女의 몸짓으로 바람을 가른다. 수만 마리 나비 떼 벚나무 아래로 춤추며 내려앉는다. 겨우내 줄기 속에 감추었던 가슴앓이 진액 같은 하얀 슬픔을, 연정으로 드러낸 지 겨우 며칠 그렇게 한꺼번에 토하고 허전해서 어쩌.. 詩 作 2010.04.22
숯 불가마 앞에서 숯 불가마 앞에서 /안행덕 활활 타오르는 숯가마 앞에서 찜질 마니아들 따라 가랑이 벌리고 앉는다 전신에 흐르는 땀을 의식하며 꽃처럼 피어나는 불의 유희 속으로 참나무가 되어 서서히 타들어간다 산속에서 수도승처럼 고요하게 전생(全生)을 하늘만 보고 살아온 정갈한 참나무 타고 남은 고열에.. 詩 作 2010.04.11
[스크랩] 벚꽃 벚꽃 /안행덕 봄이다. 봄이다. 펑펑 튀겨내는 저 수다 긴긴 겨울을 어찌 참았을 거나 입이 간지러워서 속잎 속에 감춘 사연 참았던 수다가 한꺼번에 터져  .. 詩 作 2010.04.07
裸木(나목) 裸木(나목) / 안행덕 앙상한 가지에서 숨소리가 들린다. 천지간에 믿을 것 없어도 맨몸 하나로 지켜온 저 驚異(경이) 바람과 눈보라를 보듬고 서서 마른 가지 잠들지 못하게 엄동 내내 풀무질로 생의 끈을 잡고 흔들렸다 가슴 한복판으로 흐른 눈물 은밀한 약속 기다리며 바람 따라 떠나보낸 제 살붙이 .. 詩 作 2010.02.28
요정의 꿈 요정의 꿈 / 안행덕 아름다운 선율로 휘장을 걷어올릴듯 어깨를 가볍게 흔들어 밤의 경계를 허무는 그녀 화려한 조명 아래 피아노 건반처럼 은반 위를 통통 튀는 팔팔한 한 마리 새 차가운 얼음물에서 더 싱싱한 빙어처럼 여유롭게 미끄러지는 짜릿함 얼음을 박차고 하늘 높이 솟구치는 회전 속도에 .. 詩 作 2010.02.25
꽃이 되련다 꽃이 되련다 / 안행덕 밤새 꽁꽁 언 바람이 긴 밤, 잠 못 들고 한숨으로 궁리하더니 창틀에 매달려 화공을 꿈꾸었나? 유리창이 온통 성에 꽃이다 투명한 유리창의 환한 불빛 한밤을 움찔움찔 기웃거리다가 사각사각 환하게 얼었구나. 애타게 창밖을 응시한 내 시선이 북풍한설과 .. 詩 作 2009.12.24
[스크랩] 배추 죽이기 / 안행덕 배추 죽이기 / 안행덕 아! 살겠다 금방 버무린 김치 한 입에 그녀는 변명처럼 입맛을 다신다 음양의 조화를 안다는 듯 무 배추 푸르게 땅심心을 자랑하는데 요절 낼 속내를 감춘 그녀 요리조리 살피는 척 알찬 놈 골라 단번에 쓰러트리고 조자룡 창도 검도 아닌 부엌 칼 열십자로 휘둘러 조각을 낸다 무.. 詩 作 2009.12.17
[스크랩] 요정의 꿈 요정의 꿈 / 안행덕 아름다운 선율로 휘장을 걷어올릴듯 어깨를 가볍게 흔들어 밤의 경계를 허무는 그녀 화려한 조명 아래 피아노 건반처럼 은반 위를 통통 튀는 팔팔한 한 마리 새 차가운 얼음물에서 더 싱싱한 빙어처럼 여유롭게 미끄러지는 짜릿함 얼음을 박차고 하늘 높이 솟구치는 회전 속도에 .. 詩 作 2009.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