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갈증 / 안행덕 침묵의 흐름은 마른 가슴을 짓누르고 손끝의 맥박은 가늘어지는데 수술실 문은 굳게 닫혀있다 지난날들이 파노라마로 흐르고 흐르는 꽃잎은 무겁게 내려앉는다 꿈인 듯 눈감으면 아득한 항로 思 念의 불꽃은 전신에 전류처럼 역류하고 조바심은 독버섯의 미소처럼 번지는..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
안개 짙은 암남공원 안개 짙은 암남공원 / 안행덕 바다와 맞닿는 거기는 땅끝 초여름 실록에 어우러진 바다 내음은 가슴에서 나오는 파도소리 하늘도 바다도 안개의 품에 안긴다 암남공원의 숲은 푸름을 토해내고 바다의 안개는 숲을 잡고 놀자 한다 흔들리는 구름다리는 작은 돛배 되어 바위와 계곡의 숲을..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
넝쿨장미 넝쿨장미 /안행덕 담벼락에 나란히 줄을 선 팔팔한 가시내들 붉은 燈 행렬 겨우내 줄기 속에 숨겨온 순정 붉은 태양의 열정을 담아 온몸으로 아낌없이 불을 밝힌다 손톱 같은 가시 꽃잎 속에 숨기고 해맑은 미소로 웃고 있지만 누군가 그를 꺾으려 한다면 가시는 서러움 참지 못한다. 줄..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
작당(作黨) 작당(作黨) / 안행덕 섬 같은 호화 주택은 낯설기만 한데 물안개 같은 설움에 어깨의 통증은 더하고 꼬집듯 초인종을 누르고 콩닥 이는 마음으로 문밖에서 죄인처럼 하회를 기다리며 사는 여자 노숙자가 된 남편 노름빚에 무거워진 어깨 불구의 자식 때문에 눈물 속을 걸어서 하루에도 몇..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
마중물 마중물 / 안행덕 마중가고 싶다 누구를 마중 간다는 것은 풍선처럼 가슴 부푸는 일이지 그리움이 간절해지는 날 달맞이꽃처럼 슬픈 사랑이 운다. 마중가고 싶다 누구를 기다린다는 것은 마음 설레는 행복이지 울음이 들어 있는 그 눈동자 섬 같은 그리움을 만나고 싶다 마중가고 싶다 허..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
바다 한 사발 바다 한 사발 / 안행덕 오늘 기장 미역 한단 사서 베란다에 널었다 물큰 깊은 바다 해초향에 눈을 감았더니 부르지 않는 바다가 밀려온다 쏴- 쏴_ 처얼썩 해안선 몽돌들이 구르고 햇살은 어느새 해당화 꽃잎을 흔들며 내 어깨 위로 오른다 꿈속의 바다 한 사발 고봉으로 퍼 담아 고운 햇살 ..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
가을 여자 가을 여자 / 안행덕 성가시게 보채는 가을 바람에 마지못해 떨어진 낙엽 징징대며 구르는 소리에 기약 없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잃어버린 추억처럼 쌓인 낙엽 골짜기마다 전설처럼 흩어지는데 한때는 잊으리라 한, 다짐 훌훌 털고 찾아오시려는지요. 살짝 스치는 바람 한 점에도 귀 기울..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
해월정(海月亭) 해월정(海月亭)/ 안행덕 팔각정 난간에 서면 멀리 바다가 보인다 솔숲 건너 출렁이는 세월을 본다 그 세월에 닳은 난간은 삐거덕 오래전 상처 끄집어내어 누구에게나 꼼꼼히 읽어보라 내어준다 해와 달을 안고 놀던 자리에 끝없이 마음을 펼쳐 놓고 짙은 솔 향 따라 바다로 간다 그럴 때..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
능소화 능소화 / 안행덕 세월이 약이라니요 날이 가면 갈수록 쌓이는 이 그리움을 어쩌라 구요 행여 임의 발걸음 소리인가 나팔처럼 커지는 내 귓바퀴를 보세요 애타게 담장에 매달려 키를 늘리는 안타까운 내 심정을 아시나요. 오늘도 붉게 피어나는 아픈 속내 감추지 못하고 줄기마다 새긴 사.. 꿈꾸는 의자(詩集) 2012.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