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안행덕
얌전히 사분사분 내리는 이슬비
잔설을 녹여내는 정다운 수런거림
온종일 속살거려도 끝이 없는 저 수다
봄 오는 길목마다 꽃들의 시새움
개나리 진달래꽃 꽃다지 달맞이꽃
간지럼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 배시시
冬安居 풀려서 기지개 켜는 소리
봄바람 유혹에 옷고름 풀리는 듯
젖은 흙 숨쉬는 소리 사그락 사그락
추사와 참솔
(歲寒圖를 보고)
안행덕
초막 위 달빛 따라 하얗게 내린 눈
임인 듯 적소를 보듬어서 품어 안고
에인 듯 살얼음 속내 슬그머니 엿본다
추사의 옛 흔적 묵향으로 지켜보고
가만히 먹먹한 속내 필 획으로 풀어서
단정히 굵고 가늘게 푸른 가지 살핀다
헛헛한 눈시울로 옛 정취 그리는데
오두막 문틈으로 보이는 청초한 솔
이것이 추사체인가 물어보듯 흔들린다
한겨울 적거지(謫居址)에 우는 저 송백(松柏)
선비의 곧은 절개, 푸른 지조 같아라
바람을 탓하지 말자 세작처럼 서러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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