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바람과 詩(詩集)

봄이 오는 소리

湖月, 2012. 3. 5. 20:27

 

 

 

 

 

 

봄이 오는 소리

                    안행덕

  

 

얌전히 사분사분 내리는 이슬비

잔설을 녹여내는 정다운 수런거림

온종일 속살거려도 끝이 없는 저 수다 

 

봄 오는 길목마다 꽃들의 시새움

개나리 진달래꽃 꽃다지 달맞이꽃

간지럼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 배시시 

 

冬安居 풀려서 기지개 켜는 소리 

봄바람 유혹에 옷고름 풀리는 듯 

젖은 흙 숨쉬는 소리 사그락 사그락

 

 

 

 

 

 

추사와 참솔

(歲寒圖를 보고)

                           안행덕

 

초막 위 달빛 따라 하얗게 내린 눈

임인 듯 적소를 보듬어서 품어 안고

에인 듯 살얼음 속내 슬그머니 엿본다 

 

추사의 옛 흔적 묵향으로 지켜보고

가만히 먹먹한 속내 필 획으로 풀어서

단정히 굵고 가늘게 푸른 가지 살핀다

 

헛헛한 눈시울로 옛 정취 그리는데

오두막 문틈으로 보이는 청초한 솔

이것이 추사체인가 물어보듯 흔들린다

 

한겨울 적거지(謫居址)에 우는 저 송백(松柏)

선비의 곧은 절개, 푸른 지조 같아라

바람을 탓하지 말자 세작처럼 서러워도

 

 

 

'숲과 바람과 詩(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녀 (海女)  (0) 2012.03.05
콩나물시루 속의 여자  (0) 2012.03.05
감꽃 추억  (0) 2012.03.05
문항리(文巷里, Munhang-ri)  (0) 2012.03.05
나는 밥이다  (0) 2012.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