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얼치기

湖月, 2018. 2. 13. 20:21




얼치기

                      정대구

왜 안 받아주나

마누라는 늙었다고 안 받아주고

서울 사는 자식들은

제가끔 바쁘다고 안 받아주고

가는 곳마다

조직 명단에 없다고 안 받아주고

수용할 공간이 없다고 안 받아주고

다시 시골 내려가면

도시를 기웃거린 놈

기름 냄새 먹물 냄새 싫다고

강아지풀도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고

어뜩비뜩 책상물림 얼치기

오나가나 푸대접

석양에

그 사내

하, 공중부양하겠네

시집『위대한 김연복 여사』2016. 시인동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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