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香氣

화우(花雨)

湖月, 2018. 4. 15. 20:47






화우(花雨)

                안행덕

 

화려하게 몸단장하고 봄맞이하더니
어느새 봄날이 간다고 안달 났네 
천지간에 제일이라 으스대며 뽐내더니 
세상살이 어느새 시들한게지

천기누설이라는 비밀 다 폭로해놓고 
가슴에 든 꽃물, 묵은 상처 도려내듯 
야멸차게 뛰어 내리네 미련 없이 떨어지네

서러운 눈물 감추려고
빙그르르 공중제비로 흩날리네 

꽃잎의 노래 이별의 노래 꽃비 되어 내리네 
고 은밀한 속살보다 맨발이 더 어여쁜 꽃잎 
봄날이 간다고

서러운 눈물처럼 꽃비 되어 내리네

 


 

시집 『삐비꽃 연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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