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 봄을 기다리는 마음 그리움도 병이런가 남 다 자는 한밤에 잠 못 들고 너를 기다린다 입춘이 지나면 버들강아지 눈뜨는 강변에 꽃씨 하나 심으리라 그 꽃나무 자라 바람에 꽃잎 날리면 그대 떠나고 또 내 병이 도질까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동백섬에서 동백섬에서 하늘빛 배경으로 접어둔 선 하나 나붓이 밟고 오시는 이 푸르게 웃는다 해운대 동백섬 끝자락 품에 넘치는 바다를 안고도 외롭다 푸념하는 갯바위 욕심을 버려라. 귀신 들을라 안녕을 비는 가난한 어부 아낙 간절한 기원은 파도 소리에 묻혀 버리고 누가 보낸 신호탄인가 저 ..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이른 봄날 이른 봄날 소소리 바람 끝에 서성이는 봄 올 듯 올 듯 봄은 아직인데 입 벌린 개나리 노란 주둥이 겨우내 허기져서 시장기 못 이기고 서둘러 꽃 피우네 한바탕 휘도는 샛바람 심술에 깜짝 놀란 개나리 샛노란 눈 흘김에 슬쩍슬쩍 눈치 보던 진달래 뾰로통한 입술이 활짝 열리네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봄바람 봄바람 행간을 슬쩍 건너뛰며 아장거리네 남쪽에서 왔다며 으스대네 점잖은 척 어정대다가 참지 못하고 나풀거리네 납작 엎드린 풀꽃 귀에 대고 봄이다봄이다 귓속말로 속삭이네 간지럼 참지 못하고 목련화 웃음 터졌네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봄바람 2 봄바람 2 슬쩍슬쩍 꽃망울 터트리며 화신인 양 뽐내고 건들거리네 앙상한 가지 어루만지면 윤기 없던 우듬지 푸른 빛 돌고 바람둥이 봄바람 지나가는 골목마다 배시시 웃는 볼우물 붉어진 꽃봉오리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봄을 기다리네 봄을 기다리네 겨울 이야기는 외로움이네 강변의 풀잎들 새소리 물소리 조잘대던 입들이 꽁꽁 얼었네 차디찬 땅 밑에서 두 손 호호 불고 부비는 애처로운 고사리손, 반지꽃 복수초 바람꽃 하얀 눈(雪) 속에 피어 애타게 봄을 그리워하네 꽃들의 언어가 그리워 봄을 기다린다네 흰 눈을 꽃..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봄 나그네 뻐꾹채 꽃 봄 나그네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서성이는 봄 나그네 이 봄이 다 가도록 그립고 그리운 임 만날 길 없어 울다 지친 봄 나그네를 아시나요 계모가 쑤어놓은 풀국을 훔쳐먹다 들켜서 매 맞아 죽었다는 뻐꾸기 넋이라오 남의 둥지에 제 새끼를 넣어놓고 애간장을 태우며 새끼의 ..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도화살 도화살 도화 골 도화동 꽃 잔치 열리는 날 담 너머로 슬쩍 손 흔드는 너 저 요염한 자태 누구 맘 녹이려고 저리 고운 웃음 벙그는지 화사한 봄기운에 절로 붉어진 볼 숨길 수 없는 도요桃夭다 복사꽃이 쏜 화살이다 설레는 연분홍 연정처럼 복숭아밭에 도화살 풀어헤쳐서 벌 나비 꼼짝 못 ..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장미의 변신 장미의 변신 - 드라이플라워 플라워 디자이너 가위는 인정머리가 없네 고운 장미의 미소는 아랑곳없이 사정없이 팔다리 숭덩숭덩 자르고 파랗게 질린 장미 파르르 떨면 눈물 같은 이슬이 후드득 떨어지고 핏기 잃은 줄기마다 덩컹 문을 닫는다 처마 끝에 거꾸로 매달린 채 어지럼증에 시..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
세월 탓이야 세월 탓이야 창백해진 내 영혼은 유토피아를 그리워한다 언제부터였나 비릿한 혈흔조차 숨기고 세월은 나를 조금씩 베어 먹고 나도 모르게 점점 가벼워진다 하루하루 속절없이 여위어 가도 쟁쟁 우는 칼날이 비수가 되어 내 안에 사는 줄 몰랐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그대 슬퍼하.. 빈잔의 자유(詩集) 2018.10.13